[씨네21 리뷰]
<부니베어: 나무 도둑의 습격> 우정과 신뢰, 자연의 소중함
2017-09-13
글 : 곽민해 (객원기자)

숲에 사는 곰 형제 브라이어(홍진욱)와 브램블(박상훈)에게는 오랜 앙숙인 벌목꾼 로거빅(윤세웅)이 있다. 로거빅은 숲의 나무를 베어가는 요주의 인간으로, 브라이어 형제를 포함한 숲속 동물들은 그에게 맞서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려고 한다. 이들의 관계는 로거빅이 해고 통보를 받고 새 직장을 구하면서 달라진다. 벌목꾼이었던 그가 산림감시원으로 일하게 된 것이다. 하루아침에 적에서 동지가 된 로거빅과 동물들은 숲에서 많은 양의 나무가 잘려나간 광경을 목격한다. 로거빅은 이것이 사람이 아닌 기계의 짓이라 이야기하고, 그의 예측대로 나무를 베는 거대 로봇이 그들 앞에 나타난다.

<부니베어> 시리즈는 2012년부터 중국의 200여개 TV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이번 영화는 한국에서 개봉하는 네 번째 극장판으로, 벌목꾼 인간과 곰 형제의 갈등이란 기존 구도를 벗어나 이들이 공동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뭉친다는 설정을 택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새롭게 지적하는 것은 대량 벌목의 문제다. 방해꾼은 모조리 공격하는 악당 로봇으로 설정된 벌목 기계는, 작업 규모에서부터 인간의 능력을 앞지르고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나무마저 가차 없이 베어낸다. 혼자라면 이길 수 없을 로봇에게 맞서는 힘은 로거빅과 곰 형제, 숲속 동물들의 협력에서 나온다. 특히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지난 시리즈에서 악당 역할을 맡은 로거빅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는 거대 로봇의 등장을 계기로 동물들 편에 서서 싸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영화는 우정과 신뢰, 자연의 소중함 등을 강조하며 소소한 감동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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