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구세주: 리턴즈> 1998년 IMF 경제 위기 시절의 어느 하숙집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2017-09-20
글 : 박지훈 (영화평론가)

1998년 IMF 경제 위기 시절의 어느 하숙집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하숙집 주인부터 하숙생들까지 모두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각자가 자기만의 해결책을 찾아나선다. 어떤 하숙생은 유흥업소로, 어떤 하숙생은 사채업자의 사무실로 취직을 하고, 하숙집 주인 상훈(최성국)은 결국 사채를 빌리기로 결심한다. 이들이 겪는 고난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세주>(2006), <구세주2>(2009) 이후 8년 만에 후속작이 나왔다. <구세주>와 <구세주2>를 기획한 송창용 감독이 이번에는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최성국이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고, 아나운서 출신의 배우 김성경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에는 핍진성, 캐릭터 그리고 웃음이 없다.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으면서도 울적하고 답답한 내용들만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슬픈 것도 아니다. 캐릭터가 없으니 감정이입이 있을 수가 없고, 따라서 슬픔도 나오지 않는다. 인물들이 겪는 수난은 그저 선정적인 뉴스의 재연 영상처럼 보인다. 배설, 뺨 때리기 따위의 폭력 혹은 성추행을 개그 요소로 이용하는데, 조금도 웃기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불쾌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여성에 대한 훔쳐보기만이 집요하게 나온다. 카메라는 훔쳐보는 자의 시점숏으로 프레임에서 여성의 얼굴을 자르고 가슴과 엉덩이와 같은 신체의 일부만을 남겨놓는다. 이 영화의 여성들은 이처럼 성적 대상이거나 연애의 대상 또는 보호의 대상으로서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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