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출생의 비밀’을 생활형 이야기로 전환한다면. <이웃집 스타>는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 여배우 혜미(한채영)와 그녀의 이웃집에 사는 친딸 소은(진지희)의 기막힌 사연을 코믹 드라마로 풀어낸다. 남이 보자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할 연예 스캔들이지만 비밀을 간직한 이 가족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티격태격, 여느 집과 다를 바가 없다. 혜미는 딸을 뭣도 모르는 ‘중딩’이라 무시하고, 딸은 연예계 스타로 철없는 엄마를 ‘주책맞다’고 놀려댄다. 불안불안하게 이어지던 일상이 스캔들이 되는 건, 혜미가 하필 소은의 우상인 아이돌 ‘갓지훈’과 공식적 연인임을 밝히면서부터다.
소은이 평범한 엄마가 아닌 연예인의 숨겨진 딸임이 밝혀지기까지, 혜미와 소은의 일상, 그리고 소은과 주변 단짝 친구들과의 관계, 사춘기 소녀의 고민 등이 소소한 재미를 안겨준다. 하지만 ‘어린 남자’와 연애하는 ‘파렴치한’으로 혜미가 여론의 지탄을 받자 소은이 “연애는 둘이 했는데 너무 한혜미만 잡는 거 아닌가”라는 문제제기성 발언을 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영화에는 여성 연예인에 대한 편견의 시선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딸을 숨기고 살아온 데 대한 죄책감을 밝히는 과정에서 혜미의 활동을 인정하는 대신 ‘가정에 헌신하는’ 엄마의 이미지를 이상적으로 상정하는 방식은 아쉬운 지점이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오른 진지희가 <사도>(2014), <국가대표2>(2016) 등에 이어 성숙한 모습을 선보인다. 진지희가 연기하는 속깊은 중학생과 철없어 보이는 혜미를 연기한 한채영의 연기호흡이 안정감 있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