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것은 고작 한달뿐
2017-10-11
글 : 임수연

평소처럼 전철을 타고 학교에 가던 길, 타카토시(후쿠시 소우타)는 에미(고마쓰 나나)의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다. 하지만 왜인지 모를 이유로 이따금 눈물을 흘리고 예지 능력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에미에게는 비밀이 있다. 바로 그의 세계에서는 타카토시와 정반대로 시간이 흐른다는 것.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것은 고작 한달뿐이고, 시간은 자꾸 흘러만 간다.

연애에 숙맥인 남자와 예쁘지만 어딘가 비밀을 갖고 있는 여자, 둘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단짝 친구 등 기본 재료는 무수한 청춘 로맨스의 클리셰에 기댄다. 누군가는 이미 미래를 알고 있는 등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다는 설정은 <말할 수 없는 비밀>(2007), <어바웃 타임>(2013)과도 크게는 같은 카테고리에 속한다. 한쪽만 훌쩍 커버린 상태에서 마주치는 장면은 <가려진 시간>(2016)과도 겹친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연인이 겪는 시간의 격차가 점진적으로 벌어지고 서로에 대한 기억이 똑같이 축적되지 않는 데서 온다. 연애하는 남자에게는 첫 경험이었던 일이, 여자에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마지막이 된다는 비극이 강력하다. 하지만 영화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는 에미의 비밀을 제외하면 대체로 영화를 채우는 것은 인스타그램 감성의 예쁜 이미지다. 아무리 로맨스의 비중이 크다고 해도 시간을 다루는 판타지의 기본 세팅이 지나치게 허술한 것 역시 치명적 단점. 머리로 생각을 하면 할수록 에미와 타카토시의 슬픈 연애 이야기에 마음 줄 곳을 찾기 어렵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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