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프란치스코(엘리오 제르마노)는 병든 자들을 돌보며 가난한 이와 함께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누릴 것을 자신의 수도 준칙으로 담았다. 이런 뜻에 공감한 이들과 함께 작은형제회를 만든 그는 교황청에 자신들을 정식 수도회로 인준해줄 것을 요구하지만, 교황청은 성직자에게 복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구절을 들어 수도 규칙을 바꿀 것을 명령한다. 프란치스코가 자신의 원칙을 고집할수록 교황청의 탄압도 더욱 거세지고, 수도 규칙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작은형제회 내부로까지 번진다. 현실적인 성격의 엘리야(제레미 레니에)는 원칙만을 고집하다 수도회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는 프란치스코에게 교황청이 문제 삼은 구절들을 수정하자고 권한다. 그러나 프란치스코도 고집을 굽히지 않고, 이에 따라 프란치스코를 지지하는 이들과 엘리야의 뜻에 공감하는 이들의 갈등은 더욱 깊어진다.
교황청에 반기를 든 한 성직자의 여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종교의 암흑기라 불린 중세시대 교황청의 위선적인 모습과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청렴한 생활을 대비해서 보여준다. 주요 대목마다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규칙이 화면 위에 등장하며, 이는 작은형제회가 처한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장치가 된다. 한편 영화에서 더 현실적인 인물로 보이는 것은 엘리야다. 극 후반 엘리야는 수도회를 지키기 위해 프란치스코를 위협하는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영화는 엘리야를 평면적인 악인보다 현실적인 공감을 자아내는 인물로 그리고자 하며, 엘리야의 모습을 통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인간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