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호 킴스승마클럽 대표 - 말도 배우다
2017-10-12
글 : 임수연 | 사진 : 손홍주 (사진부장) |
김교호 킴스승마클럽 대표 - 말도 배우다

<남한산성>에서 말은 인간만큼이나 중요한 캐릭터다. 최명길(이병헌)이 홀로 청나라 진영에 찾아가는 첫 장면은 조선과 청의 말 숫자를 대비함으로써 조선의 위태로운 상황을 보여준다. 기마부대를 가진 청나라는 병력 면에서 발로 뛰는 조선 병사들을 압도한다. 병자호란의 치욕을 말의 비주얼로 구현해낸 김교호 킴스승마클럽 대표는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촬영 현장에서 말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전문가다. “작품과 캐릭터에 어울리는 비주얼을 가진 친구들을 선발하고, 현장에서 직접 트레이닝도 한다.” 여기서 트레이닝은 매일 말에게 밥과 40리터의 물을 챙겨주고 말이 하루 12번가량 배출하는 배변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동물 연기를 돕는 일을 포괄한다. 먼저, 촬영장에 투입되기 전 음향 마이크나 반사판에 놀라지 않도록 미리 말을 훈련시키는 과정이 3년 정도 걸린다. 그렇게 교육을 마친 말의 외모와 성격을 파악해 적합한 장면에 투입시키는 것도 그의 역할 중 하나다. 청나라 황제 칸 등은 비육이 잘되어 있는 어두운 색의 말을, 조선 사람들은 다소 마른 말을, 특히 인조(박해일)는 처연한 이미지에 걸맞게 백마를 탔다.



“앞발을 드는 연기는 성질이 급한 말이 잘해내는 편”이다. 힘들어서 말이 쓰러져 있는 모습은 고삐를 이용해 말의 무게중심을 이동시켜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연출하는데, 상대적으로 얌전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이 적합하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성격을 가진 말들이 대거 출연하는 장면들은 모두 인고의 결과물이다. 특히 청나라 병사들이 60여 마리의 말과 함께 돌진하는 장면은 무려 3일 동안 찍었다. “뛰다보면 지쳐서 뒤처지는 아이들이 있다. 그럼 휴식시간을 가졌다가 찍어야 한다.”



수십년간 승마 관련 일을 해온 다른 업체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김교호 대표에게 자신의 강점을 묻자 “대표가 직접 현장에 자주 나가서 신경 써주는 것”을 꼽았다. 필요할 때 직접 말을 타는 연기를 하기도 한다. 예민한 동물인 말에게 연기가 학대가 되지 않게끔 신경 쓰는 것 역시 현장에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특히 <남한산성>은 추운 겨울에 촬영한 작품으로 보다 각별한 관리가 필요했다. “촬영 틈틈이 근처 강으로 가서 목을 축이게 하고, 이동식 난로도 구비해놓았다. 촬영장을 이동할 때도 모든 말에게 일일이 따뜻한 옷을 입혔다.” 그렇게 사람만큼이나 말을 아끼는 김교호 대표는 그들이 분명 배우라고 말한다. “최명길이 타고 나왔던 말은 <남한산성>에서 지친 모습을 보여줬지만 빅뱅의 <BAE BAE> 뮤직비디오에 나올 때는 늠름했다. 인조가 탔던 백마는 광고에서는 세련된 이미지로 등장한다. 말이 작품마다 자신의 캐릭터가 무엇인지 아는 것처럼 연기한다.”




말발굽 펜던트



“원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3년 전 독립했을 때 힘든 시기가 있었다. 당시 직원 중 하나가 선물해준 이 펜던트를 차에 단 이후 갑자기 일이 많아지더라. 행운의 상징인 것 같아 항상 함께하고 있다.”



영화
2017 <안시성> 촬영지원
2017 <남한산성>
2017 <군함도>
2015 <도리화가>
드라마
2017 <한국사기>
2016 <임진왜란 1592>
2015 <오렌지 마말레이드>
2014 <삼총사>
2014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2014 <기황후> 촬영지원
2014 <수백향> 촬영지원
2013 <칼과 꽃>
2013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뮤직비디오
2017 워너원 <활활(Burn it up)>
2016 빅스 <Fantasy>
2016 블랙핑크 <휘파람>
2015 빅뱅 <BAE 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