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토르: 라그나로크> ‘라그나로크’를 막아라!
2017-11-01
글 : 장영엽 (편집장)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우리는 슈퍼히어로들의 분열을 목격했다. 어벤져스가 둘로 나뉘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때, 토르와 헐크는 대체 어디에 있었나? <토르> 시리즈의 3편 <토르: 라그나로크>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자, 2018년 개봉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라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거대한 이벤트를 향한 발걸음이다. 3편의 토르(크리스 헴스워스)는 어벤져스의 본거지인 뉴욕을 떠나 은하계를 탐험하고 있다. 그는 오딘의 오랜 숙적 수르트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데, 수르트는 “라그나로크(아스가르드의 종말을 의미하는 말)가 이미 시작됐고,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한편 오딘(앤서니 홉킨스)의 힘이 약해지며 그가 봉인했던 ‘죽음의 여신’ 헬라(케이트 블란쳇)가 나타난다. 오딘의 첫째딸인 그녀는 두 동생, 토르와 로키(톰 히들스턴)를 가볍게 제압하고 아스가르드를 정복한다. 헬라와의 전쟁에서 묠니르를 잃고 사카아르라는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한 토르는 아스가르드 행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행성의 통치자 그랜드 마스터(제프 골드블럼)는 행성 최고의 투사 ‘챔피언’과 싸워 이기면 행성을 떠나게 해주겠다고 토르에게 제안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세계 속에 놓인 토르라고 해야 할까. <토르: 라그나로크>는 스페이스 오페라의 개성을 살린 영화다. 미지의 행성을 영화의 주요 무대로 새로운 인물들을 대거 등장시키는 이번 영화는 기존의 <토르> 시리즈와 사뭇 다른 색채를 띤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엉뚱하고 기묘한 외양의 캐릭터들, MCU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가진 여전사들, 토르와 헐크, 로키사이에 오가는 과장된 필치의 유머는 MCU의 세계에 새롭게 합류한 뉴질랜드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의 영향을 생각하게 한다. 지난해 페이즈3를 열어젖힌 마블의 유니버스가 점점 더 다채로워지고 있다는 증거와도 같은 작품. 이러한 변화가 반가운 이도, 아쉬운 관객도 있을 것 같다. 영화가 끝난 뒤 두개의 쿠키영상이 준비되어 있으니 서둘러 자리를 뜨지 말 것. 닥터 스트레인지와 블랙 위도우의 깜짝 등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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