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뉴니스> 데이트 앱을 통해서는 진정한 인연을 만날 수 없을까?
2017-11-01
글 : 곽민해 (객원기자)

데이트 앱을 통해서는 진정한 인연을 만날 수 없을까? 반대로 서로에게 유일한 인연이 되는 일은 필요에 따라 만나고 떠나는 데이트 앱의 관계와 특별히 다를까? <뉴니스>는 이성의 사진을 랜덤으로 보여주고, 실제 만남을 주선하는 데이트 앱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다. 주인공 마틴(니콜라스 홀트)과 가브리엘(라이아 코스타)은 데이트 앱의 충실한 이용자로 ‘일회성 만남’을 전전하며 매일 밤을 보낸다. 두 사람의 만남도 하룻밤의 데이트에서 출발하지만, 여타 만남과 달리 이들은 상대에게 급속도로 빠져든다. 영화는 데이트 앱이란 소재에서 시작해 현대사회의 관계 맺기 방식에 대해 고찰한다. 늘 새로움을 갈구하는 두 주인공은 각자 다른 이와 외도를 즐긴 밤부터 서로에게 더 빠져든다. 연인 관계를 유지하되 다른 이들과 만나는 것을 이해하는 소위 ‘다자연애’에서 스릴을 느끼는 것이다. 연인이 다른 이를 유혹하는 모습을 보며 흥분하고, 중요한 욕구는 서로에게서 해결하는 이들의 관계는 관음증과 정복욕이 묘하게 섞여 있다. 한편 마틴이 전 부인의 페이스북을 보며 자신이 없는 그의 현재를 질투하거나, 가브리엘이 마틴의 비밀을 공유하고 싶은 감정은 ‘독점’이라는 전통적 사랑의 조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만 영화는 독점연애가 더 진정한 사랑이라는 진부한 논의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기를 약속한 연인 사이 역시 서로의 이해관계를 ‘사랑’으로 위장한 채 채워갈 뿐이라는 시니컬한 시선이 비친다. 사랑에 관한 대안의 시선을 세련된 방식으로 전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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