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2017 서울프라이드영화제
2017-11-08
글 : 홍은애 (영화평론가)
혐오와 맞선 우리의 미래

2017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연대는 희망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11월 2일(목)부터 8일(수)까지 7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리는 비경쟁 퀴어영화제다. 올해는 전세계 30개국 70여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로뱅 캉피요 감독의 <120 비츠 퍼 미니트>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90년대 초반 프랑스 파리에서 제대로 된 치료제 없이 에이즈로 죽어가는 자신과 동료들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제약회사에 대항하여 투쟁한 ‘액트업’(정부의 에이즈 대책 강화를 요구하는 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폐막작으로는 영화제의 제작 지원 제도인 ‘프라이드 필름 제작 지원’을 받은 김창범 감독의 단편 <두 밤>, 이은경·이희선 감독의 <셔틀런>, 홍유정 감독의 <프리버드> 등 세편이 상영된다.

프로그램은 다섯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는데 ‘핫 핑크 섹션’,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 ‘아시아 프라이드 섹션’, ‘월드 프라이드 섹션’이다. ‘핫 핑크 섹션’은 올해의 주목할 만한 이슈, 영화제가 주목하는 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으로, 올해는 영국의 동성애 처벌법 폐지 50주년을 기념해 영국문화원과 공동으로 영국 퀴어영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50년대 초반 영국에서 커밍아웃한 피터 와일드블루드의 전기적 극다큐멘터리인 퍼거스 오브라이언 감독의 <어게인스트 더 로>와 샐리 포터 감독의 <올란도>, 데릭 저먼 감독의 <에드워드 2세>,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등 15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은 퀴어영화를 감독, 배우, 국가, 시대 등에 따라 특별전 및 회고전으로 소개하는 섹션으로 올해는 ‘프랑스 퀴어시네마: 새로운 세대’라는 타이틀로 주한프랑스대사관과 함께 2000년대 이후 프랑스 퀴어영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타임 투 리브>가 35mm 필름으로 상영되고 알랭 기로디 감독의 <호수의 이방인>과 <스테잉 버티컬>, 개막작 <120 비츠 퍼 미니트>의 로뱅 캉피요 감독의 전작인 <이스턴 보이즈> 등 9편을 만날 수 있다.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은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제작된 퀴어영화를 집중적으로 발굴 및 소개하는 섹션으로, 사랑하는 남자에게 성범죄 가해자로 몰려 외면받는 남자의 좌절감과 동시에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보여주는 이원영 감독의 <검은여름>, 삼각관계의 퀴어 로맨스를 차분하고 섬세한 분위기로 연출한 김헌 감독의 <열대야>, 군대 내 동성애자 차별과 자살 문제를 다룬 김현일 감독의 <가해자> 등 19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아시아 프라이드 섹션’은 아시아영화를 통해 우리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아시아 신인감독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신작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등 11편이 소개된다. ‘월드 프라이드 섹션’은 비아시아권 영화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국가의 시각을 보여주는 섹션으로 전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초청받은 작품이 상영된다.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게이 포르노 그래픽 이미지의 창조자인 투코 락소네를 다룬 <톰 오브 핀란드>, 멕시코의 전설적인 여가수 차벨라 바르가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 다큐멘터리 <차벨라> 등 16편이 상영된다.

그외 프라이드 아카데미가 올해의 이슈로 선정된 성소수자 군인색출수사 중단과 군형법 ‘92조 6’ 폐지와 관련하여 11월 4일(토) 오후 2~5시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혐오와 맞선 역사, 우리의 현실 그리고 나아갈 미래’란 제목으로 개최된다. 이 행사는 조속한 시일 내에 현재 국회에 발의된 ‘군형법 92조 6 폐지 법안’이 통과되고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이 포함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고자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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