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파크> 하나의 장소가 긴 세월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2017-11-08
글 : 김보연 (객원기자)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쿄 이노카시라 공원 옆, 오래된 집에 살고 있는 대학생 쥰(하시모토 아이)은 어느 날 특별한 손님을 맞이한다. 하루(나가노 메이)가 아버지의 옛 애인 사치코(이시바시 시즈카)의 흔적을 찾아 쥰의 집까지 찾아온 것이다. 쥰은 오래전 자신의 집에 살았던 풋풋한 커플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껴 하루와 함께 이들의 이야기를 더 조사해보기로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과거의 연인이 만들었던 미발표 노래를 마저 완성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여기에 의욕 넘치는 젊은 뮤지션 토키오(소메타니 쇼타)까지 가세하고, 드디어 50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노래가 만들어진다.

도쿄 이노카시라 공원은 1917년에 공원으로 공식 지정된,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특별한 장소다. 세타 나쓰키 감독이 연출한 <파크>는 이를 기념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하나의 장소가 긴 세월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1960년대와 현재를 넘나들며 진행되는 <파크>는 짧은 사랑의 쓴맛, 세상에 나가기 두려워하는 젊은이들의 고민, 언제나 어려운 타인과의 소통 등 여러 문제를 재료 삼아 차분히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이는 충분히 공감 가능한 보편적인 소재이지만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짧게 등장했다 사라지는 에피소드들은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물론 그 모호함을 오히려 이 영화의 특징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각 인물과 에피소드간의 성긴 결합은 마지막까지 산만한 느낌을 만들며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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