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인으로 잘나갔지만 지금은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마커스(클라이브 오언). 술을 마시고 식당에서 난동을 피운 것을 핑계로 학교는 더이상 이렇다 할 글을 쓰지 못하는 그를 쫓아내려고 한다. 한편 뉴욕에서 엄청나게 성공한 화가 겸 미술교사인 디나(줄리엣 비노쉬)는 폭행 혐의를 받으며 시골로 전근 왔다. 첫 만남부터 디나와 삐걱거리던 마커스는 학생들로부터 그가 문학을 낮추는 발언을 했음을 전해 듣는다. 말과 그림 중 무엇이 더 위대한 예술인지 집요하게 논쟁하기 시작한 두 사람 사이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하지만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신체적 한계를 느끼는 디나와 자신이 정말 재능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마커스는 각자의 상처가 있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씩씩하게 삶을 살아갈 힘이 된다.
수다스런 디나와 마커스의 현학적인 대사에 담긴 유의미한 정보값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 문학과 미술 중 무엇이 더 위대한가, 한없이 어려워질 수 있는 질문은 사실상 로맨틱 코미디의 한 장치에 가깝다. 좀더 매력적일 수 있는 소재를 십분 살리지 못한 각본이 아쉽다. 더군다나 디나와 마커스의 설전은 그들의 감정을 진전시키는 데도 효과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 때문에 인물간 대화가 계속 이어지고 사건이 벌어지는데도 영화에 단단한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을 양보하지 않으려는 고집 있는 아티스트를 연기한 두 배우가 가진 고유의 매력은 바라지 않았다. <아이 오브 더 스톰>(2011)의 프레드 셰피시 감독이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