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랑스영화는 2억천만명을 웃도는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지난 1966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올해 역시 극장가에서 유의미한 흥행 성적을 기록한 영화 중 자국영화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10월 극장가에 걸린 프랑스영화는 모두 31편이고, 10월 마지막주 박스오피스 톱10 작품 중 6편이 자국영화일 정도다. 현재 프랑스 극장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은 프랑스인들의 구미에 맞는 코미디나 드라마가 대부분이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타렉 부달리 감독의 <친구야 결혼하자>는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왔다가 불법 체류자가 된 튀니지 남학생이 프랑스에 체류하려고 가장 친한 동성 친구와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저예산 코미디영화다. 3위를 차지한 프랑스영화 <천국이여 안녕>은 감독 겸 배우 알베르 뒤퐁텔이 2013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피에르 르메트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살아남은 두 병사가 존재하지 않는 전쟁기념물을 팔아먹으며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이야기다. 출간 1년 만에 프랑스에서 49만권이 팔려나간 이 원작의 유명세에 더해 뒤퐁텔의 영화는 1920년대 파리를 아름답게 재현해낸 풍경으로 무장한 덕에 개봉 첫주 55만명의 관객몰이를 했다. 박스오피스 4위는 <언터처블: 1%의 우정>(2011)의 올리비에 나카체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이 연출한 새 영화 <파티의 센스>가 차지했다. 17세기에 지어진 성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준비하는 파티 플래너의 애환을 다룬 이 코미디는 개봉 일주일만에 8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같은 날에 개봉해 50만 관객이 든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월등히 앞섰다. 이에 일간지 <피가로>는 “국민 배우 장 피에르 바크리와 질 를루슈가 라이언 고슬링과 해리슨 포드를 제친 것”이라며 자화자찬을 아끼지 않았다. 팔이 안으로 굽는 상황인지는 몰라도 프랑스 자국시장의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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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가을 극장가는 프랑스영화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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