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러브, 어게인> 40살 싱글맘의 집에 느닷없이 찾아온 세 남자와의 동거
2017-11-15
글 : 김현수

뉴욕에서 살다가 남편과 이혼하고 고향인 LA로 돌아온 두 아이의 엄마 앨리스(리즈 위더스푼)는 최근 들어 부쩍 외로움을 느끼던 차다. 아이들의 등·하교에 온 신경을 쏟으랴, 이사한 곳에서 자리잡기 위해 새로 시작한 인테리어 사업에 집중하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던 그녀는 밤늦게 술집을 찾는다. 앨리스는 그곳에서 할리우드 진출의 꿈에 부풀어 이제 갓 LA를 찾은 어린 초짜 영화감독 해리(피코 알렉산더), 배우 테디(냇 울프), 시나리오작가 조지(존 루드니츠키), 세 사람과 합석해 한바탕 파티를 벌인다. 만취 상태로 세 사람을 집에 데려온 앨리스는 다음날 숙취에 괴로워하며 조용히 사태 파악에 나선다. 40살 싱글맘의 집에 느닷없이 찾아온 세 남자와의 동거가 시작되는 이 순간부터 영화는 말은 안 되지만 한없이 귀엽고 순진한 로맨틱 코미디의 규칙에 맞춰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사랑의 아픔을 겪은 연상의 여인 앨리스는 청소도 해주고 밥도 차려주고 아이들의 등·하교도 책임져주고 심지어 늦은 밤 잠자리에서도 자신을 외롭지 않게 해주는 해리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 <러브, 어게인>은 연애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위기의 순간까지 전형적인 플롯을 배치하고 곳곳에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에피소드를 숨겨놓는다.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깔끔하게 갈등을 유발하고 해소시키다 보니 되레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 역효과를 낳는다. 리즈 위더스푼의 얼굴에 어느덧 주름살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사랑스러운 연기력의 긴장감은 팽팽하게 유지된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딸인 헬리 마이어스 샤이어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연출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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