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배리어프리영화제 김수정 대표 - 배리어프리의 상영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
2017-11-16
글 : 송경원
사진 : 최성열
제7회 배리어프리영화제

2013년 <씨네21>은 배리어프리영화를 알리기 위한 릴레이 인터뷰를 1년 넘게 연재했다. 그때만 해도 장애인을 가로막는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철폐하는 ‘배리어프리’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배리어프리 영화는 더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김수정 대표는 “개념을 정착시키는 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인데 솔직히 이 정도로 빨리 자리잡을 줄 몰랐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시네마테크를 5년 동안 설명하고 다녔지만 아직까지 모르시는 분이 많다. (웃음) 보편화되는 게 그렇게 어렵다. 지금 배리어프리영화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게 내 힘이라고 생각진 않는다. 사회적 인식 변화가 결정적이다.” 2012년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의 작은 포럼으로 첫발을 디딘 배리어프리영화제의 가장 큰 장벽은 정작 국내에 제대로 된 배리어프리영화가 한편도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덧 7회를 맞이한 지금, 30여편 넘는 상영작은 물론 다양한 부대행사를 갖추고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일곱 번째 영화제를 개최한다.

‘시네마테크’라는 단어가 생소할 무렵 시네마테크협의회 사무국장을 맡아 홍보에 앞장선 김수정 대표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는 단순한 반복”이라고 정의했다. “일을 어떻게 시작했는지가 이후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 같다. 나의 출발점은 극장이다. 관객의 반응을 상상하는 게 일이다. 배리어프리도 뭔가 특별하고 대단한 일을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던 게 아니다. 눈이 불편하지만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이 있는데 우리가 이들을 외면하면 안된다는 단순하고 당연한 생각에서 시작한 거다.” 김수정 대표는 7년 만에 배리어프리영화, 그리고 영화제를 궤도에 올려놓았지만 아직 뒤돌아보거나 정리할 때가 아니라고 답했다. “눈앞의 현안을 하나씩 해결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7회가 됐다. 눈 깜짝할 새 10회가 될 거다. 그전까지 배리어프리영화를 안정적으로 상영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김수정 대표가 말하는 안정적인 시스템 역시 단순하고 당연하다. “이름은 알렸다. 이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시스템 안에 정착해야 할 단계다. 지금은 이미 만들어진 영화에 다시 더빙, 자막 작업을 추가하는 식이라 여전히 공정상의 장벽이 남아 있다. 처음부터 제작단계에 녹여서 배리어프리 버전을 만들면 훨씬 간단하다. 법적인 의무 제도를 만드는 게 제일 좋지만 일단 산업 내에서 모델을 만드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여권

“언제나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웃음)” 분기별로 한번은 여행을 떠난다는 김수정 대표에게 여행은 현재에 온전히 매진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동기 부여이다. “올해는 페루의 마추픽추를 다녀왔다. 10회가 될 때 맞춰 세계일주를 계획하고 있다. 내가 장기간 떠나 있어도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마련해두면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날을 위해 마일리지도 부지런히 쌓고 있다. (웃음)”

현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이사 2012~16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사무국장 2012~17 (사)서울시네마테크협의회 사무국장 2008~11 (사)시네마디지털서울 사무국장 2000~12 아트선재센터 영화팀 팀장 1997 제4회 서울단편영화제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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