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이쿠타 도마 - 진심을 겨냥하다
2017-11-17
글 : 이화정
이쿠타 도마

이쿠타 도마를 만난 건 지난해 마카오국제영화제에서였다. 그는 미이케 다카시의 <두더지의 노래> 시리즈 중 <두더지의 노래: 홍콩 광소곡>으로 영화제를 찾았다. 객석에서 들려오던 함성이 아직 뇌리에 박혀있다.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마왕> 등 화제작에서뿐만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장르를 오가며 꾸준히 연기 경력을 이어나갔다. 특히 <두더지의 노래: 잠입탐정 레이지>의 세이지 역할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캐릭터의 탄생이었다. 미이케 다카시의 폭주와 이쿠타 도마의 엉뚱함이 시너지 효과를 냄으로써 전성기 아사노 다다노부를 보는 듯한 매력이 느껴졌다.

이쿠타 도마의 배우생활 2기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과 함께다. 감독 스스로 ‘힐링’으로만 소비되던 기존 전작의 감성을 걷어내고, 좀더 인간적으로 다가가기로 결심하고 만든 작품이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다. 이쿠타 도마는 남들과 다른 성정체성으로 상처를 받았지만 어리고 약한 소녀 토모에게 애정을 다하는 린코를 연기해, 극의 따뜻한 톤을 완성한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인간 실격> 때부터 주목했던 배우”였다며, “워낙 예쁜 외모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 남자 같은 동작들을 고치는 데는 도마의 노력이 절대적이었다”고 한다. 연극 <사드 후작부인/우리 친구 히틀러>에서 여자 연기를 한 적이 있지만, 이 영화에서 이쿠타 도마는 “연기가 이렇게 어렵고 많은 고민이 필요한 일이었는지 되물었다. 안주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해준 작품이었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외형적 시도뿐만 아니라 촬영 전 트랜스젠더 여성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며 성전환 수술을 한 이들의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린코가 마치 살아 있는 인물처럼 완성됐다. “이번 영화가 내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온 힘을 다해 매달렸다”는 이쿠타 도마. 그의 배우로서의 진심이 오롯이 느껴지는 연기다.

영화 2017 <선생님!> 2017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2016 <두더지의 노래: 홍콩 광소곡> 2016 <비밀: The Top Secret> 2015 <예고범> 2013 <두더지의 노래: 잠입탐정 레이지> 2013 <뇌남> 2010 <인간 실격> 2008 <허니와 클로버> TV 2015~16 <우로보로스~이 사랑이야말로, 정의> 2009 <마녀재판> 2008 <마왕> 2007 <아름다운 그대에게> 1997 <아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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