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박근혜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오류와 필진 비공개 등으로 논란을 낳다가 정권이 교체되면서 폐지되기에 이른다. 감독은 어째서 이런 시대착오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감독의 의문을 함께 풀어가기 위해 몇몇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은다. 국정교과서 문제는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감독과 학계가 공통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일본 극우 성향의 후쇼사 교과서 채택과 무산 과정은 한국의 국정교과서 사태와 유사한 흐름을 지녔다. 단순히 교과서에 관한 문제가 아닌 역사와 이념 논쟁으로 확장하면 제2차 세계대전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의 문제, 동북아의 패권주의, 남북분단 등과도 무관하지 않은 사안이 된다. 삶의 방식 문제로 확장하면 세월호 사태,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등 국가에 맞선 싸움이라는 한국 사회의 특수한 사태들이 얽혀든다.
감독은 첫 장면에서 국정교과서 채택과 관련된 문제를 브리핑하듯 정리하면서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풍경을 슬로모션으로 잡는다. 국정교과서가 한국을 몇 단계 후퇴시켰음을 지적하려는 것일까. 그러나 사람들이 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라도 여전히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오프닝 시퀀스에는 시대착오적인 흐름 속에서도 사람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서 희망을 보려는 영화 전체의 논지가 투영되어 있다. 인터넷 강의를 연상시키는 조악한 CG와 배경음에서는 이 영화가 잠재적인 관객으로 설정한 이들이 누구인가를 짐작하게 한다. <천안함 프로젝트>(2013)를 만든 백승우 감독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