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키드냅> 아들이 탄 차에서 눈을 떼서는 안 된다
2017-11-22
글 : 김보연 (객원기자)

작은 식당의 종업원으로 일하며 어린 아들 프랭키(세이지 코레아)를 혼자 키우는 카를라(할리 베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지극한 사랑으로 아들을 돌보며 살아가던 카를라는 겨우 짬을 내서 아들과 놀이공원을 찾지만, 눈앞에서 프랭키가 납치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만다. 충격 속에서도 침착하게 바로 차에 올라타 납치범들을 쫓기 시작한 카를라. 이제 그녀는 한순간도 아들이 탄 차에서 눈을 떼서는 안 된다. 과연 그녀는 아들을 무사히 찾을 수 있을까?

스페인 출신의 루이스 프리에토 감독이 연출한 <키드냅>은 고속도로를 무대로, 차가 다른 차를 쫓는다는 단순한 설정을 긴장감 있게 살려낸 액션영화이다. 물론 ‘자동차 추격’ 자체는 별로 새롭지 않은 소재이지만 이 영화의 장점은 다채로운 세부 묘사에 있다. 감독은 자동차와 도로가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기대 이상의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고속도로 분기점, 수시로 바뀌는 교통신호, 언제나 운전자를 감시하는 교통경찰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요소를 재치 있게 활용해 주인공에게 위기 상황을 부여하고 핸드 브레이크, 안전벨트, 트렁크를 마치 무기처럼 사용하며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상황에서 인상적인 액션 장면을 만들어낸다.

비록 처음부터 끝까지 헌신적인 모성애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정서적 측면에서 관객에게 약간의 피로감을 안겨주기는 하지만 <키드냅>은 제한된 도구를 영리하게 사용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남기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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