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디왈리 축제 기간, 인도에선 이색 장르의 영화 한편이 흥행몰이를 했다. 실험적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로히트 셰티 감독의 코믹 공포물 <골말 어게인>이다. 고아원에서 자란 다섯 남자가 25년 만에 고아원으로 돌아와 어릴 적 친구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여인과 재회하고, 친구의 원혼을 풀면서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발리우드다운 화려한 영상과 카메오 출연으로 많은 볼거리를 선사하며 “명절엔 역시 유쾌한 영화가 최고”라는 걸 입증했다.
<골말 어게인>과 함께 축제의 극장가에 깊이를 더한 영화는 <시크리트 슈퍼스타>다. 아미르 칸 제작의 감동 드라마로, 가수를 꿈꾸는 모슬렘 소녀에 관한 뮤지컬영화다. 주인공 자이라 와심은 <당갈>에서 아역으로 출연한 바 있는데, 엄마 역의 메헤르 비즈와 최고의 모녀 연기를 선보인다.
한편, 연말 극장가도 눈여겨볼 때다. 특히 중세 인도 라자스탄을 배경으로 한 역사 드라마 <파드마바티>가 돋보이는데, 12월 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발리우드 대표 흥행감독 산제이 릴라 반살리와 발리우드의 여신 디피카 파두콘이 합작한 대작이다. 14세기 델리의 술탄 알라딘 힐지는 절세미녀였던 치토르가르의 왕비 파드미니를 차지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왕국을 습격한다. 하룻밤을 허락하면 왕을 풀어주겠다는 술탄의 말을 왕비는 순순히 받아들이는 척하지만 막간을 이용해 왕을 구출한다. 이에 격노한 술탄은 최후의 공격을 가하고, 왕국이 함락되어 가자 파드미니와 여인들은 불속으로 뛰어들어 스스로 죽음을 맞이했다. 이것이 바로 조하르(Johar)에 얽힌 비극의 역사다. 조하르는 라지푸트족 여인들의 용기와 정절을 상징하는 이야기로 전해졌다. 전쟁과 사랑에 관한 인도의 16세기 전설은 21세기에 이르러 장대한 역사극으로 재현된다. 개봉 전부터 벌써 영화의 역사 왜곡 여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그만큼 <파드마바티>에 대한 관심은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