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틸(크리스토퍼 요너)은 사랑하는 아내의 설득으로 다니엘(크리스토페르 베치)을 입양한다. 그러나 아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하자 다니엘은 그의 골칫덩이가 된다. 그간 바쁜 생활로 아들을 돌보지 못했던 키에틸은 부모 노릇이 어렵기만 하다. 아내가 떠난 충격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르기에도 벅찬 키에틸은 작은 실수에도 다니엘을 호되게 꾸짖고, 키에틸의 이런 행동은 다니엘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니엘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며 우는 일이 잦아지고 그럴수록 아들에 대한 키에틸의 마음은 죄책감과 원망으로 얼룩진다. 결국 그는 생모를 찾는 것이 다니엘을 위한 길이라고 느낀다. 다니엘이 태어난 콜롬비아로 날아간 키에틸은 사실상 친모에게 아들을 넘기려는 계획을 숨기고, 입양을 주선한 이들을 만나 친모가 있는 곳을 알아내려 한다.
이런 그의 선택이 관객에게 비정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다니엘에게도 콜롬비아에서의 생활이 더 행복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콜롬비아의 가족들은 키에틸이 없는 동안 다니엘을 정성스레 돌봐준다. 키에틸은 아이를 돌려주는 일이 부도덕하다고 해도, 다니엘에게 필요한 행복을 자신은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들의 친모를 찾으러 다니는 동안 키에틸의 마음도 조금씩 변한다. 자신의 아들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마음을, 이미 엄마에게 버림받은 사실로부터 상처받은 아들의 진심을 듣는다. 그리고 다니엘을 공원에서 잃어버리고 패닉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통해 아들에 대한 진심을 깨닫는다. 노르웨이의 서늘한 풍경과 대비되는, 따뜻하고 활기찬 콜롬비아 거리에서 얼어붙은 이들 부자의 사이는 조금씩 녹아간다. 부자 역을 소화한 두 배우의 깊이 있는 내면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특히 아역배우 크리스토페르 베치의 연기는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 입양과 부모됨이라는 소재를 아버지의 입장에서 풀어내는 점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