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오리엔트 특급 살인> 폭설로 열차가 멈춰버린 밤, 승객 한명이 살해당했다
2017-11-29
글 : 송경원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는 자칭 타칭 세계 최고의 탐정이다. 이스탄불에서 사건을 해결한 그는 새 의뢰를 받고 런던으로 향한다. 지인의 배려로 초호화 열차 오리엔트 특급에 급하게 좌석을 마련한 에르큘 포와로는 잠깐의 휴식을 즐기려 하지만 폭설로 열차가 멈춰버린 밤, 승객 한명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기차 안에서 벌어진 밀실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에르큘 포와로는 현장의 단서를 바탕으로 13명의 용의자를 한명씩 심문하기 시작한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원작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1974년 시드니 루멧 감독에 의해 이미 한 차례 영화화됐다. 당시에도 초호화 캐스팅과 단단한 연출로 호평을 받았는데, 이번에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직접 에르큘 포와로 역까지 맡아 자신만의 해석을 선보인다. 에르큘 포와로는 셜록 홈스만큼 유명하고 매력적인 탐정이다. 셜록 홈스가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통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아난 것처럼 케네스 브래너의 포와로는 원작이나 시드니 루멧의 버전에 비해 한층 따뜻하고 경쾌한 인물로 재탄생했다. 삐뚤어진 것을 참지 못하는 포와로의 성격을 표현하는 방식은 물론 추리에 돌입할 때의 부감숏 등 캐릭터의 개성을 묘사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특히 또 다른 주인공인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롱트래킹숏은 이 영화가 진정 자랑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여실히 알려준다. 65mm 카메라로 촬영된 선명한 화면은 고급스런 엔티크 상품을 즐기는 감각과 유사하다. 재현이나 고증보다는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데 충실한, 이미 다 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에 활력을 부여하는 영리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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