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두 여성의 가슴 아픈 연대기이자 성장 드라마
2017-12-06
글 : 곽민해 (객원기자)

여성들의 우정에도 연인간의 로맨스 못지않게 파란만장한 대목이 있기 마련이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두 여성의 가슴 아픈 연대기이자 성장 드라마다. 13살에 처음 만난 칠월(마사순)과 안생(주동우)은 평생의 우정을 다짐한 친구 사이였지만, 현재는 어떤 이유로 연락이 끊긴 상태다. 그런 안생이 옛 친구의 소개로 칠월이 썼다는 웹소설을 읽게 된다. 소설의 챕터는 두 사람의 연대기에서 중요한 대목들로 구성되어 있고, 안생이 각 챕터를 넘길 때마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던 두 사람의 과거가 플래시백으로 드러난다. 둘도 없는 친구였던 이들 사이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칠월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영화는 한 남자를 사이에 둔 흔한 삼각관계로 빠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서로를 향한 감정을 매듭짓지 못해 방황하는 두 여성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안정적인 미래를 그리는 칠월과 방랑하는 삶을 꿈꾸는 안생은 나이가 들수록 서로의 좁힐 수 없는 간극을 깨닫는다. 그러나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면서도 둘은 쉽게 관계를 매듭짓지 못한다. 그간 주고받은 감정이 너무 많아, 모진 말을 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할 수밖에 없는 관계. 이들의 치열한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면서도, 한 여성이 가족과 친구, 연인의 품을 떠나 세상에 홀로서기까지의 고민을 담았다는 점에서 여성영화의 반열에 이름을 올릴 만한 작품이다.

각각 안생과 칠월을 연기한 배우 주동우와 마사순도 강렬한 연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두 배우의 서로 다른 분위기가 캐릭터의 성격과 꼭 어울려 다른 후보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은 지난해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 나란히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그 호흡을 증명했다. 홍콩 배우 증지위의 아들이자 한국에는 <도둑들>(2012)의 조니 역으로 잘 알려진 증국상 감독의 작품이다. 후반부에 드러나는 반전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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