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클로버> “최악이면서, 최고의 남자를 만난다.”
2017-12-06
글 : 곽민해 (객원기자)

“최악이면서, 최고의 남자를 만난다.” 동료들과 점을 보러 간 스즈키(다케시 에미)가 받은 점괘다. 수수께끼 같은 예언의 주인공은 곧 밝혀진다. 호텔 체인에서 일하는 스즈키의 상사 츠게(오오쿠라 다다요시)가 갑작스럽게 고백을 해온 것이다. 샤프한 외모에 능력까지 겸비한 츠게는 사내 모든 직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얼떨결에 그와 연애를 하게 된 스즈키는 까칠할 줄만 알았던 그에게서 의외의 따뜻함을 발견하고, 츠게도 자신과 달리 씩씩하고 활발한 스즈키에게 위로를 받는다. 인간미는 덜하지만 능력 있고 잘생긴 남자, 그보다 가진 것은 부족해도 생활력 강하고 따뜻한 여자의 사랑. <클로버>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따라간다.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강력한 라이벌도 빠질 수 없다. 츠게가 파리로 전근을 가면서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된 스즈키 앞에 첫사랑이자 현재는 톱배우가 된 하루키(나가야마 겐토)가 나타난다. 한편 호텔 사장의 여동생 시오리(나쓰나)도 츠게에게 애정공세를 펼친다. 출세를 원하는 그에게 시오리는 거부하기 힘든 선택지다. 첫사랑에 대한 미련과 추억, 안정적인 미래에 대한 고민이라는 장애물 앞에서 두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답게 만화책을 찢고 나온 것 같은 명징한 캐릭터와 스토리가 장점인 로맨스다. 그러나 인물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연출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두 주인공의 애정선이 깊어지는 과정에 설득력이 부족해 둘의 만남이 갑작스럽다는 인상을 남긴다. 일본에서는 2014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한국 관객과는 조금 늦게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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