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세 준(요시네 교코)은 말하기 좋아하는 소녀다. 하지만 자신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계기가 되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자 슬픔에 빠지고 이에 달걀요정이 준의 말을 봉인한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말을 할 때마다 고통에 빠지는 준은 조용히 학교생활을 해나간다. 어느 날 학급 친구 3명과 지역 교류회 준비위원으로 선정된 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다쿠미(나카지마 겐토), 치어리더 부장 나츠키(이시이 안나), 팔 부상으로 경기에 나갈 수 없는 야구부 에이스 다이키(간이치로)까지 네 사람은 뮤지컬 공연을 준비하지만 소통이 어려워 매사 삐걱댄다. 그러던 중 다쿠미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준은 감동을 받고 노래라면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긴다.
제39회 일본아카데미상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한 동명의 원작을 실사화했다. 영화의 목적은 분명하다. 최대한 원작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충실히 옮겨오는 것. 이를 위해 원작의 설정과 이야기를 그대로 이어받았음은 물론 심지어 주요 장면까지 고스란히 재현한다. 동화적인 상상을 빌려 소통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성찰하는 속 깊은 이야기는 여전히 따뜻하다. 인물들의 상처를 균형 잡힌 방식으로 다루는 태도도 그대로다. 원작 애니메이션의 경우 공들인 작화의 힘을 빌려 어두운 감정마저 투명하게 비추는 맑은 감성이 강점이었다. 이를 실사화했을 때 필연적으로 거리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최소화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원작보다 인물들이 한층 더 맑고 착하고 따뜻해졌다.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일본영화 특유의 넘쳐나는 감성을 받아들일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