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예수의 산상수훈의 내용 중 하나다. 이 말의 뜻을 알기 위해 신학대학원생 8명이 동굴에서 토론을 한다. 천국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님은 왜 선악과를 만드셨을까? 하나님은 왜 인간의 고통을 돌봐주지 않으실까? <산상수훈>은 여러 가지 의심들이 제기되고, 성경에 대한 해석으로 이 의심들이 해결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의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학생과 의심을 통해 확실한 진리를 깨우쳐야 한다는 학생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결국 토론 끝에 답을 찾아간다.
감독은 대해 스님(유영의)이지만 영화에 불교의 색채는 전혀 없다. 학생 8명이 동굴에서 오로지 성경을 근거로 토론을 하는 것이 영화의 대부분을 이룬다. 영화는 많은 교회에서 따져 묻지 않는, 그래서 이해하기 힘든 성경의 의문점들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선악과의 존재 이유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납득이 갈 정도로 쉽고 합리적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존재하는데 왜 보이지 않을까?’라고 질문할 뿐, ‘하나님은 정말 존재할까?’라고 질문하지는 않는다. 특별한 서사는 없고 가끔 학생들이 소소하게 싸우거나, 찬송가를 함께 부른다. 서사 없이 논리와 토론에 집중하다보니 인물들의 내면이 보이지 않는데, 이로 인해 구체적인 삶 속에서 종교가 소환되기보다는 오직 성경 풀이에 집중하는 느낌을 준다. 이 점에서 산상수훈이라는 제목은 이 영화와 완전히 부합한다. 영화는 두 시간 동안의 설교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