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초행> 질문과 탐색의 영화
2017-12-06
글 : 장영엽

수현(조현철)과 지영(김새벽)은 7년차 커플이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서서히 생겨날 즈음 두 사람은 서로의 부모를 만나 인사를 드리기로 하고 함께 인천과 속초로 향한다. 부모의 직업부터 경제 사정까지, 지극히 현실적이고 노골적인 질문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연인의 낯선 모습이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밝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수현과 지영을 정말로 힘들게 하는 건 그들조차 결혼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머님, 만약에요. 살아봤는데도 모르겠으면 어떻게 해요?” 결혼은 살아본 다음 해도 늦지 않다는 수현의 어머니의 말에 지영은 이렇게 반문한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돌아온다 해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관계에 대한 타인의 해답은 자신을 위한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대환 감독은 두번째 장편영화 <초행>에서 모든 것이 처음이라 서툴고 낯설기만 한 7년차 커플의 방황을 사실적인 필치로 조명한다. 첫 장편 연출작 <철원기행>이 그랬듯, 이 영화에서도 김대환 감독의 관심은 결론을 향해 질주하는 이야기보다 보이지 않는 관계의 틈을 비집고 끊임없이 탐색하고 의심하며 혼란스러워하는 과정 자체에 머물러 있는 듯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초행>은 마침표의 영화가 아니라 질문과 탐색의 영화다. 무엇보다 연출자가 던진 화두를 토대로 자유의지에 의해 장면과 대사를 만들어나갔다는 김새벽과 조현철 배우의 공이 크다. 이들은 지극히 익숙하다가도 어느 순간 낯설게 느껴지는 관계의 양면성을 현실감 넘치는 연기와 리얼한 대사에 담아낸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지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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