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수색반의 아담 슈먼(마일스 텔러)은 이전에도 두 차례 이라크에 파병된 적 있는 베테랑 군인이지만 “이번엔 달랐다”고 아내 세스키아(헤일리 베넷)에게 털어놓는다. 그가 공항에 도착해 가장 먼저 조우하는 사람 역시 자신 대신 순찰을 돌다가 죽은 동료의 아내 아만다(에이미 슈머)다. 아만다는 남편 도스터가 어떻게 죽었는지,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격양된 목소리로 묻는다. 아만다의 이 물음은 영화 내내 부유하는 끔찍한 부상과 죽음의 이미지들에 곧장 연결된다. 이후 서사는 아담과 솔로(비우라 코알레)를 중심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퇴역 군인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을 그린다. 아내들이 묻고 싶은 것은 바그다드 시간에 맞춰 눈을 뜨고 습관적으로 껍을 씹는 모습처럼 밖으로 쉬이 드러나는 흔적이 아니라, 이들의 침묵 속에 잠겨 있는 총성과 유혈의 환영이다. 아담과 동료들이 돌아온 미국의 풍경이 가난하고 삭막한 교외의 생활상으로 일관된다는 점 또한 이 영화의 정치적 입장을 전달한다. 부실한 지원으로 제때 상담치료를 받지 못한 대기자 명단이 줄을 잇고, 정부와 시민사회의 무관심은 퇴역 군인을 교묘히 사회 주변부로 몰아간다. 물론 영화는 날카로운 비판을 전개하는 대신 상처받은 초상들을 묘사하는 안전한 드라마에 머무르기를 택한다. 익숙한 호흡임에도 현재 진행형의 소재가 주는 진중하고 뭉클한 힘을 잃지 않는다. 다만 때때로 맥락을 잃은 채 전시되는 고통은 영화가 인물들 앞에서 무력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데이비드 핀켈이 쓴 논픽션을 각색한 작품으로 실존 인물들이 모티브가 되었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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