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영화를 되돌아보는 계절이다. 영국의 <사이트 앤드 사운드>에서는 올해의 영화 21편의 목록을 발표했다. 그중 가장 윗자리를 차지한 영화는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이다. 2위는 데이비드 린치의 <트윈 픽스: 리턴>에 돌아갔다. 모두가 기다리던 프로젝트였고 그만큼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다. 3위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4위는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자마>, 5위는 발레스카 그리제바흐 감독의 <웨스턴>에 돌아갔다. 그 뒤를 <얼굴들, 장소들>(감독 아녜스 바르다, JR), <굿 타임>(조슈아 새프디, 베니 새프디), <러브리스>(안드레이 즈비야긴체프), <덩케르크>(크리스토퍼 놀란), <플로리다 프로젝트>(숀 베이커)가 차례로 이었다. 데이비드 로워리의 <고스트 스토리>는 1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의 <카이에 뒤 시네마>도 자신들의 선택을 발표했다. <트윈 픽스: 리턴>을 필두로 <잔 다르크의 어린 시절>(브루노 뒤몽), <어떤 여자들>(켈리 리처드), <겟 아웃>, <그 후>(홍상수), <러버 포 어 데이>(필립 가렐), <굿 타임>, <23 아이덴티티> (M. 나이트 샤말란), <재키>(파블로 라라인), <빌리 인의 롱 하프타임 워크>(리안) 순이다. 미국의 <필름 코멘트>는 20편을 소개했는데 <굿 타임>을 1위로 꼽았고 <조용한 열정>(테렌스 데이비스)이 2위, <퍼스널 쇼퍼>(올리비에 아사야스)가 3위에 올랐다. 이후 4위 <겟 아웃>, 5위 <녹투라마>(베르트랑 보넬로), 6위 <뉴욕 라이브러리에서>(프레더릭 와이즈먼), 7위 <루이 14세의 죽음>(알베르 세라), 8위 <얼굴들, 장소들>, 9위 <잃어버린 도시 Z>(제임스 그레이), 10위 <레이디 버드>(그레타 거윅) 등이 차례로 언급됐다. 겹치는 영화도 있고 독자적인 이유로 주목의 필요성을 언급한 작품도 있으며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놓칠 수 없는 영화도 있다. 이 다채로운 경향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는 건 크게 의미 없을 것이다. 해외 잡지에서 해마다 베스트 목록을 발표하는 건 줄 세우기라기보다는 서로의 다른 모양을 알아보는 교류의 장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개 국내에 아직 개봉하지 않았거나 생경한 영화들이지만 그 목록을 살펴보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