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저항하라
일본을 알려면 건담을 봐야 한다? 워크라이프에서 출간한 <건담과 일본>의 저자 다네 기요시는 건담의 탄생 시기와 등장 캐릭터를 보면 대동아공영권을 주창하며 야마토 전함과 제로센을 개발했던 섬나라 일본의 성질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단 책 내용이 의심스럽다면 저자의 이름을 믿고 펼쳐보자. 서브컬처 비평잡지 <컨티뉴>의 편집장, 애니메이션 잡지 <오토나 아니메>의 슈퍼바이저를 거쳐 게임과 정치, 역사 등을 한데 아우르는 독특하고 광범위한 주제의 책을 여러 권 쓴 인물이다.
이 공연 실화냐
디 인터넷, 릴 웨인, 허츠 등이 내한한다. 솔과 트립합 장르를 아우르는 밴드 디 인터넷의 공연은 2018년 1월 22일 YES24 라이브홀에서 열린다. 얼리버드 티켓은 판매 개시 10분 만에 매진됐다고 하니 추후 예매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27일에는 <2018 SEOULFULL: TMT MUSIC GROUP> 공연이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다. 래퍼 릴 웨인이 무대에 서고, 세계 최고의 복서 메이웨더가 스페셜 MC로 등장한다. 영국의 신스팝 듀오 허츠도 27일 무브홀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가진다. 이런 리스트라면 1월의 통장은 텅장(텅 빈 통장)이 되어도 좋다!
이제는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를 말할 때
‘여성’ 그리고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두개의 키워드가 작심하고 뭉쳤다. <W쇼 그래픽 디자이너 리스트>는 한국 근현대 그래픽사에서 중요한 성취를 거둔 여성 디자이너들만 모은 전시로 남성 중심의 업계에서 자연스럽게 소외되었던 작업을 다시금 재조명한다.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챙긴 빛나는 기획이다. 이나미, 박연주, 소목장 세미, 양으뜸, 용세라, 홍은주 등 무려 91명의 이름들이 호명된다. 추억의 여성잡지 <이브>, 참이슬 소주, 하기스 기저귀 등 익숙한 디자인 작업들이 흥미를 더한다.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에서 2018년 1월 12일까지 열린다.
1월을 채우는 신년음악회 리스트
지난한 겨울, 꽁꽁 언 마음을 녹여줄 문화생활을 찾는다면 클래식과 오페라가 제격이다. 2018년 1월에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건 꾸준히 신년음악회를 개최한 만큼 탄탄한 노하우를 자랑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스케줄이다. 7일 예술의전당에서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인 지휘자 파스칼 로페와 벨기에 왕립실내관현악단의 음악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가 화려한 프랑스, 벨기에 음악의 정수를 전한다. 이어서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독일 출신의 지휘자 콘스탄틴 트링크스가 테너 강요셉, 소프라노 여지원과 함께 베르디, 푸치니 등 이탈리아 오페라의 단골 레퍼토리를 알차게 선보일 예정이다.
여황제의 미술 취향이 궁금하다면
러시아 여황제 예카테리나 2세가 수집한 프랑스 미술품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도착했다. 궁정 혁명을 통해 남편을 퇴위시키고 제국의 황제가 된 예카테리나 2세는 민중을 착취한 것으로 악명이 높은 동시에 강고한 국권과 예술의 번성을 주도한 열성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번 <예르미타시 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전시에선 ‘예술의 여신’이라 불렸던 예카테리나 시대의 화려하고 귀족적인 궁중 미술품을 만끽할 수 있다. 배경으로 흐르는 러시아 음악, 예르미타시 박물관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실내 장식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전시는 2018년 4월 15일까지 이어진다.
한국영화 속 남성의 역사를 훑는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 ‘영화와 남성: 영화로 보는 한국 사회와 남성’이 연초를 장식할 예정이다. 태평양전쟁에 동원된 군인이 갖은 수모 속에서 일본인 여성과 순수한 사랑을 지켜내는 김기영 감독의 <현해탄은 알고 있다>(1961)부터 2000년대 서울의 달동네에서 폭력으로 오염된 가족애를 그린 <똥파리>(2008)까지 긴 시간을 아우른다. 이를 통해 영화에서 재현된 한국 사회의 남성상과 그 변화를 살피려는 시도다. 이 밖에도 <안개마을>(1982),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반칙왕>(2000) 등 화려한 리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2018년 1월 2일부터 11일까지 시네마테크KOFA 1, 2관에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