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첫사랑은 타이밍이다
2018-01-10
글 : 김현수

‘이와이 월드’에서 펼쳐지는 <너의 이름은.> 스타일의 타임루프 어드벤처랄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세계가 만나 기묘한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 탄생했다. 불꽃놀이 축제를 앞두고 있는 한적한 어느 시골 마을,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방과 후 교실에 모여 심각하게 토론 중이다. 아이들은 불꽃놀이에서 터뜨리는 폭죽의 불꽃이 옆에서 보면 납작할지 둥글지를 두고 내기를 건다. 한편 노리미치(스다 마사키)는 학교 수영장에서 친구 유스케(미야노 마모루)와 수영 시합을 하는데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나즈나(히로세 스즈)가 내기에서 이긴 유스케에게 대뜸 불꽃놀이 데이트 신청을 한다. 하지만 유스케는 친구들과의 불꽃놀이 내기를 먼저 약속한 터라 고민에 빠진다. 그런 와중에 노리미치는 갑자기 시간을 되돌려 수영 시합에 이겼다면 자신이 나즈나와 불꽃놀이를 갈 수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망상에 빠진다. 이후 노리미치의 엉뚱한 상상은 친구와 가족들을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만든다. 이와이 순지 감독이 1993년 TV용으로 만들었던 동명의 단편영화 <불꽃놀이, 아래서 볼까? 옆에서 볼까?>를 원작으로 이야기에 살을 덧붙여 장편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했다. 원작은 방학을 맞은 시골 소년들의 나른한 공기, 작은 시골 마을의 한여름 풍경 등 소소한 일상에서 포착할 수 있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영화였다.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하는 소년의 간절함을 타임루프물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한여름의 시골 풍경을 별빛이 쏟아져 넘치는 신비한 세계 속 풍경으로 바꿔 놓는 등 전작의 정서를 보다 트렌디하게 재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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