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다운사이징> 홍차우 -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당당함
2018-01-12
글 : 임수연

<다운사이징>은 배반의 영화다. 신체를 축소시키는 다운사이징 시술을 받은 주인공이 풍요롭게 사는 모습을 담은 예고편은 본편을 교묘하게 편집한 결과물이다. 중반부터 폴(맷 데이먼)과 함께 <다운사이징>을 이끄는 주인공은 베트남 반체제 인사 출신 청소부 녹 란 트란이다. 그는 강제로 신체 축소 시술을 받고 미국으로 쫓겨나는 과정에서 한쪽 다리를 잃지만, 비극에 짓눌리지 않고 뚜렷한 주관으로 삶의 방식을 선택한다. <다운사이징>으로 첫 주연을 맡은 홍차우는 신선한 얼굴로 영화의 반전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고, 당당한 표정으로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한다. 알렉산더 페인이 SF 장르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홍차우는 막연하게 실험실의 테크니션 캐릭터를 연기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감독에게 연락했다. 감독은 타이 난민캠프에서 태어나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성장한 그의 인생에 호기심을 가졌다. 또한 녹 란 트란의 주체적인 태도는 홍차우가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배우를 결심한 과정과도 닮았다. 대학 졸업 후 행정 보조로 일하던 그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퇴근 후 즉흥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과감하게 진로를 바꿨다. 특유의 자신감은 최근 공식석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홍차우는 <다운사이징> 기자회견 자리에서 일부 기자에게 영어 발음 연기를 지적받았다. 강한 악센트를 넣어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오히려 스테레오타입의 동양인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차우는 이렇게 답했다. “내가 나의 부모님을 봤을 때, 스테레오타입이냐 아니냐를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서 인간, 온전한 인간을 볼 뿐이다. 왜 사람들이 <다운사이징>의 녹 란 트란의 억양을 듣고 놀라는지 잘 모르겠다. 원래 우리는 센 억양으로 말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산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가 아니었던가.”

영화 2017 <다운사이징> 2014 <인히어런트 바이스> TV 2017 <빅 리틀 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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