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성송이 영화배급협동조합 씨네소파 대표 - 부산에서 독립영화 배급하기
2018-01-18
글 : 김현수
사진 : 백종헌

“어차피 안 될 것 같은데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독립영화를 배급하는 일을 해보겠다고 나선 4명의 젊은이들은 왜 만나는 사람들마다 안 될 거라고 말하는지 처음엔 몰랐다. 영화배급협동조합 씨네소파를 설립한 성송이 대표는 김영조 감독의 <그럼에도 불구하고>(2015)를 첫 배급작으로 결정했을 때만 해도 “배급이란 극장에 연락해서 영화를 틀면 되는 것” 정도라고 생각했다. 막상 현실과 부딪쳐보면서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는 김영조 감독이 영화제 등을 통해 받아온 배급 지원금과 크라운드 펀딩을 받아 마련한 돈을 합쳐 전국 10여개관에서 첫 배급을 마쳤다. 전국 관객수는 1500여명. 씨네소파의 전 직원 4명이 일궈낸 첫 성과다. 성송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김영조 감독이 처음 자신을 찾아와 “부산 지역 기반의 독립영화 배급사가 없으니 직접 배급을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순수하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 극장을 일일이 찾아다닌 끝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전국 17개관 정도 규모에서 시작해 50여일 동안 상영할 수 있었다.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이룬 성과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하지만 성송이 대표는 “그 영화가 가진 힘에 비해 너무 전달이 안 됐다”고 반성한다. “아마 김영조 감독님은 지역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지역에서 배급했다는 데 의미를 뒀을 것”이라는 성 대표는 두 번째 배급작으로 김수정 감독의 <파란입이 달린 얼굴>(2015)을 결정한 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첫 영화 때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언론 시사회를 겸해 지난 1월 9일에는 인디스페이스를 대관해 시사회 초대 파티도 열었다. 대중에게 선뜻 다가서기 어려운 독립영화를 배급한다는 것에 대해 성 대표는 “부산은 독립영화 관객층이 서울보다 얇기 때문에 관객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리뷰단도 운영하고 부산 지역 시사회도 기획했다. “관객 수치를 들여다보면 일을 계속 못하겠더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은 우리가 스스로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온다는 걸 깨달았다.” 그 일환으로 성 대표는 두 번째 영화 배급 이후 협동조합의 이름에 맞는 조합원을 찾아나서야 했다. “대안문화나 독립문화라는 것은 생존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영화 배급도 생존의 방식으로 택한 것이다.” 씨네소파는 어떤 제작자나 감독 혹은 어떤 관객을 조합원으로 둘 것인지에 따라 조직의 성격이 달라질 것이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작은 물결이 큰 파도를 만든다는 뜻에서 지은 ‘씨네소파’라는 이름처럼 이들이 배급하는 영화가 대중과 만나고 매진 사례를 이룰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손편지

어떻게 해야 영화를 알릴 수 있을까, 답답한 마음에 성송이 대표는 길거리로 나가 전단지도 돌려봤다. 혹시나 해서 직원들이 모여 일일이 극장 담당자들 앞으로 손편지를 썼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 앞으로도 편지를 보내” 답장도 받았다. 3월에 국회에서 <파란입이 달린 얼굴> 시사회를 열기로 했단다. 작은 물결이 파도를 만들었다.

2018 <파란입이 달린 얼굴> 배급 2017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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