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쿵푸몽키> 초능력 황금원숭이 써니
2018-01-24
글 : 김보연 (객원기자)

뉴욕의 한 박물관,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나타나 신비한 힘을 가진 중국의 보물을 훔쳐간다. 한편 같은 시간 중국의 작은 동물원에 살고 있는 황금 원숭이 써니는 사육사 지니와 함께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뉴욕을 습격했던 괴한들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곳에 다시 등장해 지니를 납치해간다. 써니는 지니를 구하기 위해 과감히 뉴욕행을 결심하고, 이곳에서 쿵후의 고수인 ‘돼지 스승님’을 만나 이 사건 뒤에 요괴 대마왕의 야욕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제 써니는 쿵후를 무기 삼아 요괴 대마왕을 쓰러트릴 모험에 나선다.

중국의 영화 제작 배급사 환아전영(Media Asia Film)에서 할리우드의 스탭들과 함께 만든 애니메이션 <쿵푸몽키>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서유기>를 현대를 배경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우마왕과 싸우는 손오공 일행의 모험은 여러 매체에서 수없이 변주된 설정이지만 이 작품은 현대 뉴욕을 배경으로 등장시켜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한다. 초능력을 사용하는 원숭이, 돼지, 소가 자유의 여신상과 센트럴파크, 크라이슬러 빌딩 등을 무대로 화려한 전투를 벌이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독특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전개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특히 써니가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숨은 능력을 발견하다거나, 예고 없이 우연히 등장한 동료의 도움을 받아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장면들은 지나치게 상투적인 연출이라 식상한 감이 있다. 결국 힘들게 성취한 주인공의 성장 역시 나중에는 그 의미가 퇴색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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