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밴드 크루드플레이의 노래만을 만드는 아키(사토 다케루)는 가수를 지망하는 리코(오오하라 사쿠라코)와 우연히 마주친 그날, 충동적으로 첫눈에 반했다라고 거짓말을 한다. 순진무구한 리코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 자기 대신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신야(구보타 마사타카)의 이름을 빌려 쓰고, 직업이 없는 니트족이라느니 노래하는 여자를 싫어한다는 등 아키의 거짓말은 늘어만 간다. 한편 아키에게 새로 생긴 여자친구로 아키의 소속사로부터 오인받은 리코는 “이별 노래에 어울리는 평범한 이미지를 가진 가수”로 데뷔할 기회를 얻게 된다.
원래 선망했던 밴드의 노래를 만드는 작곡가와 사랑에 빠지는 가수 지망생의 이야기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일종이다. 남들은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스스로는 평범하다고 체념하는 뮤지션이 진정한 사랑도 하지 못하다가 감정을 배워가는 전개도 지나친 기시감이 느껴진다. 음악이라는 소재와의 접목도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쉽게 구입하고 들을 수 있는 요즘 시대의 풍경과 주인공의 고독함을 접목시키면서, 진짜 실력보다는 실력파 이미지를 파는 음악 산업에 대한 묘사는 일본에 국한된 이야기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순정만화적 요소 못지않게 자존심을 지키고픈 청춘들의 음악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루고자 했다. 여기에 실제 가수로도 활약하는, 리코를 연기한 오오하라 사쿠라코의 매력과 노래가 활력을 불어넣는다. <태양의 노래>의 고이즈미 노리히로 감독과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요시다 도모코 각본가가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