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 시리즈와 서양의 뱀파이어가 만났다. 그리고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그의 동지 서필(오달수), 배우 김지원이 의문의 여인 월영 역으로 가세해 함께 흡혈괴마 사건을 파헤친다. 서양 책에 등장하는 흡혈귀가 있다고 믿는 김민 그리고 이에 코웃음을 치는 서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불에 타죽은 시체에 관한 사건을 의뢰받고 강화로 향한다. 공신들이 모여 힘을 모으고 결의를 다지는 달맞이 연희를 무탈하게 치르기 위해 이곳의 양반들은 사건 해결이 간절하다. 기억을 잃고 방황하는 월영이 자꾸 현장에 나타나면서, 세 사람은 마을의 기이한 사건을 함께 추적하게 된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추리물의 장르적 터치를 재치 있게 보여준 시리즈였다. 이번에는 월영에 얽힌 미스터리를 큰 축으로 삼고 이를 뱀파이어물의 비주얼로 구현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여성 캐릭터의 분량도, 그가 극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도 대폭 늘어났다. 월영의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다소 투박한 것을 포함해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외모 비하 개그를 덜어내는 등 전편의 결점을 개선한 것이 눈에 띈다. 나머지는 코미디로 가득 채웠다. 현대 문물을 <조선명탐정> 시리즈에 이식하며 만드는 잔유머부터, 오달수라는 공통분모를 내세워 <올드보이>를 패러디한 작정한 개그까지 쉴 새 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매끈한 편집이나 신선한 촬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리즈지만 설 연휴 뒤끝 없이 웃고 즐길 가족영화로는 더할 나위 없다. 주연배우 김명민, 오달수와 김석윤 감독이 시리즈 전편에 걸쳐 호흡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