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베러 와치 아웃> ‘이곳을 떠나면 죽는다’
2018-02-07
글 : 장영엽 (편집장)

<기쁘다 구주 오셨네>가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루크(리바이 밀러)의 부모는 지금 막 외출 준비를 마친 참이다. 집에 홀로 남을 12살 소년 루크를 봐줄 이는 베이비시터 애슐리(올리비아 데종). 하지만 부모가 집을 비우자마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인터넷과 전화가 끊기고, 누군가가 창문으로 던진 벽돌에는 ‘이곳을 떠나면 죽는다’는 말이 적혀 있다. 공포에 질린 애슐리는 루크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지만, 그녀는 머지않아 이 모든 것을 루크와 그의 괴짜 친구 개럿(에드 옥슨볼드)이 계획했다는 걸 알게 된다. 화가 난 채 집을 떠나던 애슐리는 누군가에 의해 계단으로 굴러떨어진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온몸이 테이프로 묶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베러 와치 아웃>은 주거 침입 장르와 크리스마스 홈무비의 공식을 영리하게 비튼 호러영화다. 누구도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던 12살 소년이 크리스마스이브 밤 집에서 벌이는 피의 잔치, 그리고 사이코패스 소년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어른들의 모습이 신선한 충격을 준다. 이 영화가 두번째 장편인 크리스 페코버 감독은 <나 홀로 집에> 시리즈와 존 휴스 감독에 대한 열렬한 애정으로 <베러 와치 아웃>을 만들었다고 한다. 거미와 페인트 등 <나 홀로 집에> 시리즈에 등장했던 중요한 소품들이 호러의 장치로 쓰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야기 전개나 충격 효과에 대한 연출이 다소 작위적이고 엉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설마 하는 장면에서 그 ‘설마’를 밀어 붙이는 뚝심만큼은 인상적인 작품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