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에 시달리는 가까운 미래, 1가구 1자녀로 인구 증가를 통제하는 ‘산아제한법’이 통과된 뒤 일곱 쌍둥이가 태어난다. 이들을 모두 키우기로 결심한 외할아버지 테렌스 셋맨(윌럼 더포)은 일곱 쌍둥이에게 먼데이, 튜즈데이, 웬즈데이, 서스데이, 프라이데이, 새터데이, 선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쌍둥이가 발각되지 않도록 규칙을 만든다. 쌍둥이들은 카렌 셋맨이라는 이름으로 한명의 인간인 것처럼 살아야 하고, 자신의 이름과 같은 요일에만 외출해야 한다. 쌍둥이가 태어난 지 30년 후, 출근한 먼데이(누미 라파스)가 돌아오지 않자 다음날 튜즈데이가 먼데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히려 하지만 튜즈데이는 산아제한국 요원들에게 체포된다. 그 후 쌍둥이들이 사는 집에 요원들이 침입해 남은 쌍둥이들까지 모두 체포하려 한다.
누미 라파스가 1인7역을 소화하지만, 영화는 액션의 볼거리에 집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누미 라파스의 연기에는 방점이 찍혀 있지 않다. 사실 이 소재는 훨씬 더 풍부한 철학적인 논점들을 이끌어낼 만한 것이었다. 하나의 배역으로 살아가야 하는 여러 명의 인간들과, 각각의 인간 내면에서 일어나는 분열에 집중한다면 자아와 주체 등에 대해 깊이 고민할 지점을 남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영화는 단지 액션 스릴러 장르에 머무르는데, 이마저도 개연성이 떨어지기에 장르적 쾌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캐릭터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전개는 치밀하지 못하다. 쌍둥이들의 갈등과 연대에 무게를 더 실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