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궁합> ‘사주팔자’를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 사극
2018-02-28
글 : 김현수

때는 영조 29년. 오랜 가뭄으로 백성들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자 조정에서는 음양의 조화가 흐트러진 게 원인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그러면서 대신들은 어릴 때부터 박색이라며 놀림당하며 자랐던 송화 옹주(심은경)를 빨리 시집보내야 음양의 조화가 찾아온다고 말한다. 이에 영조(김상경)는 온 백성을 상대로 부마 간택을 명하고, 왕의 사위가 되고 싶은 조선 팔도의 남자들이 한양으로 대거 몰려와 지원하게 된다. 적당한 심사를 거쳐 몇명의 최종 부마 후보를 고른 왕은 조선 최고의 역술가로 소문난 서도윤(이승기)을 궁으로 불러 송화 옹주와 궁합을 보게 한다. 평생 얼굴을 가리고 소문과 편견 속에 묻혀 살던 송화 옹주는 자신의 부마까지 누군가 정해주는 대로 맞이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으로 몰래 궁을 빠져나가 간택받은 부마 후보를 직접 만나볼 계획을 세운다. <궁합>은 <관상>(2013)에 이어 이른바 ‘역학 3부작’으로 기획된 두 번째 작품으로 ‘사주팔자’를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 사극이다. 야심가이자 사헌부 감찰인 윤시경(연우진), 경국지색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강휘(강민혁), 효심이 지극한 남치호(최우식) 등 부마 후보에 오른 남자들의 실상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본 송화 옹주가 깨닫고 성장하는 과정이 코미디를 기반으로 펼쳐진다. 한동안 멜로 기근 현상을 겪기도 했던 극장가를 찾아온 <궁합>은 오랜만에 젊은 배우들이 오직 로맨스를 향해 내달리는 달콤 쌉싸름한 기운을 머금은 영화다. 여러 인물의 에피소드를 정직하게 나눠 배분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하고 지루해진 전개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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