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집시 태생의 재즈 기타리스트 장고(레다 카텝)는 두 손가락을 쓰지 못하지만 그만의 속주로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러나 독일군은 집시를 학살하고 있었고, 장고 또한 독일군의 감시를 벗어날 수 없었다. 장고는 독일군을 위해 공연할 것을 요구받지만, 공연을 거부하고 친구 루이스(세실 드 프랑스)의 조언을 받아들여 스위스로 망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독일군에 체포된 장고는 또다시 독일군을 위해 연주할 것을 강요받는다.
집시 스윙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실존 인물 장고 라인하르트가 1943년 독일군을 피해 망명을 시도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독일군은 장고에게 예술적 순수성을 지킬 것을 강요했고, 오직 자유롭기 위해 연주했던 장고는 독일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영화는 예술을 억압하는 독일군과 자유를 추구하는 장고의 대립을 주축으로 하며, 연주에만 관심이 있던 장고가 집시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정치적으로 각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영화가 조명하는 장고의 연대기적 삶이 장고의 현실 이미지를 넘어 내면 깊은 곳까지 보여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또한 2차대전 당시의 프랑스라는 공간을 너무도 진부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음악은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오프닝에서 들려주는 집시들의 연주에는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고, 스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레다 카텝에 의해 완벽히 재현된 장고의 기타 속주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