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무라 가스미는 많은 사람의 추억에 슬그머니 투영되는 배우다. 드라마 <아마짱>에서 ‘세이코짱 커트’(80년대 일본 최고의 아이돌 마쓰다 세이코 특유의 헤어스타일을 의미함)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일본인들에게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아이돌을 닮은 소녀’였다. 노랗게 탈색한 머리를 한, 명문대에 가겠다는 무모한 도전에 뛰어든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의 사야카는 또 어떤가. 분명 골치 아픈 문제아지만 괜히 신경이 쓰이던, 어느 학교에나 존재했던 그 친구들이 아리무라 가스미의 얼굴로 소환됐다. 현재 일본 내에서만 11개 광고에 출연하고 있고, 1년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연말 프로그램 <NHK>의 <홍백가합전>에서 2년 연속 MC로 발탁됐다. <나라타주>는 아리무라 가스미가 가진 기존의 역량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을 좋아하는 이즈미의 수줍은 모습은 그가 가장 잘해왔던 영역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의 전공 분야라 할 수 있는 어린 소녀의 모습뿐 아니라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이 된 나이대까지 함께 연기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리무라 가스미는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으로 성장한다. 하야마 선생(마쓰모토 준)과 재회해 거리감을 재보이며 마음을 솔직하게 내비치지 않는 연기는 어려운 과제였다. “좋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지만 상대에게 지면 안 된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감정을 숨기고 시치미를 떼는, 마치 게임의 줄다리기처럼 답답한 상황을 보여줘야 한다.”(<시네마투데이>) 촬영 전 감독이 언급했던 나루세 미키오의 <부운>(1955)을 보며 표정보다는 눈빛을 살짝 바꾸는 것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도 배워나간 그는, “배우로서도 성장할 수 있는 욕심나는 기회”를 잡아 멋지게 실현해낸다.
올해 25살이 된 아리무라 가스미는 최근 발매된 사진집을 직접 프로듀싱했다. “데뷔 후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면 지금을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인이 된 20살보다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한 아리무라 가스미의 다음이 궁금해진다.
영화 2017 <나라타주> 2017 <세키가하라> 2017 <3월의 라이언 전편> 2017 <3월의 라이언 후편> 2016 <누구> 2016 <나만이 없는 거리> 2016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2014 <추억의 마니> TV 2017 <병아리> 2016 <언젠가 이 사랑을 떠올리면 분명 울어버릴 것 같아> 2015 <바다에 내리다> 2015 <어서 오세요, 우리 집에> 2014 <실연 쇼콜라티에> 2013 <아마짱> 2012 <클로버> 2011 <11명이나 있어!> 2010 <스펙> 2010 <강철의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