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서로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며 하나가 된다
2018-03-21
글 : 임수연

17살 소년 엘리오(티모시 샬라메)의 가족은 매년 여름 손님을 받는다. 엘리오의 아버지 펄먼 교수(마이클 스털버그)의 일을 돕는 보조 연구원은 6주 동안 이곳에 머물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자유로운 식사, 일광욕과 수영을 즐긴다. 올해 집을 찾은 24살 올리버(아미 해머)는 모든 사람이 호감을 갖는 사람이다. 하지만 엘리오의 감정은 좀더 특별하다. 처음 보는 순간부터 그를 의식했고, 그 실체가 동성에게 품은 사랑임을 깨달은 후에는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군다. 하지만 엘리오가 자신의 진짜 속내를 내비친 후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이 같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해 여름이 마치 엘리오의 첫사랑을 위해 존재했던 것 같다. 이탈리아의 뜨거운 햇살부터 수영 후 몸에 남은 물기까지, 모든 입자 하나하나가 엘리오의 요동치는 감정이나 올리버와의 성적 긴장감과 맞물린다. 그 결과 보다 과감하게 엘리오의 욕망을 묘사했던 원작 소설보다 직접적인 설명을 생략하며 상당한 여백을 남긴다. 깡마른 사지, 자유분방하면서 순수하고 당당하면서 불안한 눈빛을 가진 티모시 샬라메는 이 여백을 강력한 여운으로 견인한다. 의외로 직설적으로 묘사되지는 않는 성애 장면, 거의 제시되지 않는 올리버의 사연이나 엔딩 이후를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내내 엘리오 중심으로 전개되던 이야기가 잠시 올리버의 시선을 담는 어떤 대목은 의도된 돌출이다. 서로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며 하나가 된다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대표 장면을 영화적으로 다시금 재현한다. 같은 캐스팅으로 속편 제작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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