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토이 스토리3>겠지’라는 불손한 짐작이 앞섰다. <토이 가디언즈>는 실제로 그만큼 뭉클하거나 섬세하게 다가올 영화는 아니다. 서사 또한 조밀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의외의 지점에서 단단히 빗장을 걸어 잠근 어른의 마음도 서서히 열게 만드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강아지 눈망울을 한 호랑이 인형 티모는 주인 조이의 갓난아기 시절부터 함께한 ‘애착인형’. 조이가 자라면서 태블릿 PC에 온 관심을 쏟자 티모는 심각한 존재 위기를 느낀다. 이 지점에서 티모와 친구들이 동심을 수호하려는 방식이 재밌다. 인형들은 직접 패드 화면 속으로 뛰어들어, 화소 분자들을 뚫고 앱과 게임 사이를 누비고 다닌다. <토이 가디언즈>가 선점한 이 아이디어가 픽사에서 더 보강된 스토리와 기술력으로 구현되었으면 어땠을까? 애니메이션다운 상상력으로 시대와 긴밀히 조응하는 몇몇 장면은 반가움과 안타까움을 교차시킨다. 기술력의 선택과 집중을 꾀해 일상 배경의 세부는 최소만 표현하되 인형들의 질감 묘사에 공을 들인 지점은 꽤 영리하게 느껴진다. 적어도 클로즈업 화면에서 봉제인형의 세세한 질감이 피부로 느껴지는 동안은 모두 어린 시절 속 자신만의 ‘그 인형’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최근 중국 애니메이션들이 일제히 ‘디지털, 기술 vs 아날로그, 자연’ 구도를 담은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토이 가디언즈>에서도 악역은 명확하다. 패드 게임은 시시각각 알람을 띄우며 사나운 자극과 번쩍이는 불빛을 보내온다. 단순 이분법일지라도 어찌됐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한동안 침대 맡의 전자기기를 치우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