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디(애널리 팁턴)의 신작 출판기념회에 새디의 전 연인 알렉스(자콥 세데르그렌)가 찾아온다. 알렉스는 새디에게 프란체스카(마타 가스티니)를 소개해주고, 알렉스는 새디와 프란체스카를 자신의 별장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대한다. 별장에서 새디는 프란체스카와 사랑을 나누고, 그 후 현실인지 환상인지 분간할 수 없는 끔찍한 이미지와 마주하게 된다. 새디는 알렉스의 별장을 떠나려 하지만 알렉스의 친구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실제와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주인공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설정은 표면적인 사건의 이면에 있는 근원적인 실체, 즉 반전을 암시한다. 이 점에서 <아이 인사이드>(2003), 그리고 최근에 나온 <기억의 밤>(2017)과도 유사성이 있다. 반전이 있는 영화에서 반전이 장르적 쾌감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몰입이 필요한데, 믿을 수 없는 주인공을 내세우는 수많은 영화들은 주인공에 쉽게 동일화가 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반전이 궁금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반전이 일어나봤자 쾌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반전은 너무도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위에 언급한 영화들 외에도 <더 로드>(2003), <더 재킷>(2005) 등 2000년대에 나온 수많은 영화들이 이런 반전을 채택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학성은 그것이 주는 불쾌함에도 불구하고 견딜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볼거리의 일환이 된다. 모호한 이야기와 끔찍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사유에 전달되는 충격이 없다. 요컨대, <페르소나>(1966)를 따라한다고 누구나 잉마르 베리만이 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