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콜럼버스> 모더니즘 건축의 메카, 콜럼버스
2018-04-18
글 : 이주현

미국 인디애나주의 콜럼버스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케이시(헤일리 루 리처드슨)는 성실한 도서관 사서다. 하지만 케이시의 진짜 관심사는 건축. 콜럼버스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모더니즘 건축 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소도시로, 이곳엔 엘리엘 사리넨이 설계한 퍼스트 크리스천 교회, 엘리엘 사리넨의 아들 에로 사리넨의 작품인 노스 크리스천 교회와 밀러 하우스, 데버라 버크의 어윈 유니언 뱅크 등 현대 건축가들의 작품이 도시의 상징처럼 자리하고 있다. 한편 유명한 건축학자 아버지를 둔 진(존 조)은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콜럼버스에 도착한다. 그리고 케이시를 만난다. 케이시는 투어 가이드가 된 것처럼 진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콜럼버스의 건축물들을 소개한다. 건축을 매개로 한 만남이 반복되면서 두 사람은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한 고민을 서로에게 조금씩 꺼내 보이기 시작한다. 콜럼버스라는 매력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한 두 남녀의 만남이란 점에서, 이들의 진지하고 지적인 대화가 영화를 가득 채운다는 점에서 여행지에서 만난 이방인들의 로맨스인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가 떠오를 법도 하다. 하지만 <콜럼버스>는 인물이 배경이고 도시와 건축물이 주인공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숏들 때문에 종종 도시 영상 에세이, 건축 영상 에세이처럼 보이곤 한다. 한국계 미국인 비디오 에세이스트 코고나다의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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