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파리] <멕툽 마이 러브: 칸토 우노>,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연상되는 감독의 차기작
2018-04-24
글 : 최현정 (파리 통신원)
압델라티프 케시시, 진실을 찾는 자 또는 엿보는 자
<멕툽 마이 러브: 칸토 우노>

1994년 프랑스의 남쪽 바닷가 마을 세트. 의대 공부를 포기하고 파리에서 시나리오 견습생이 된 아민은 휴가차 고향으로 내려온다. 몰래 짝사랑하는 친구 오펠리와 소문난 바람둥이 사촌 토니와 낯뜨거운 재회를 한 아민은, 이들과 함께 흥청망청 휴가를 보내는 젊은이들의 그룹에 합류해 바닷가, 식당, 술집, 디스코텍을 오가며 시간을 보낸다. 깊은 눈매를 가진 아민은 수차례 미녀들의 러브콜을 받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이들의 육감적인 몸을 관찰할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아민의 여름휴가는 끝나간다. 그야말로 싱거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더 놀라운 건 이 작품의 러닝타임이 세 시간에 육박한다는 거다. <멕툽 마이 러브: 칸토 우노>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캐릭터와 이야기에 놀라운 생동감을 부여하는 그의 장기는 여전하다. 아민의 시선을 체현하는 카메라는 느슨한 움직임으로 흥분해 날뛰는 젊은 육체를 노골적인 시선으로 오랫동안 훔쳐보면서 등장인물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 특이한 행동 패턴, 미묘한 시선 교환을 정확하게 잡아낸다. 이 치밀한 관음증적 시선은 영화 촬영과는 무관하게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들 사이에 카메라가 끼어들어 훔쳐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케시시가 매번 새로운 배우들을 발굴해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에스키브>(2003)의 사라 포레스티에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아델 엑사르코풀로스는 둘 다 그 해 세자르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은 바 있다. <멕툽 마이 러브: 칸토 우노>에서 아민 역을 맡은 샤인 부에딘과 오펠리 역을 맡은 오펠리 보도세자르 역시 차기 신인배우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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