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몬태나> 몬태나로 향하는 1,000마일의 여정
2018-04-25
글 : 이화정

수십년간 아메리칸 인디언을 토벌해온 전설적인 대위 조셉 블로커(크리스천 베일)는 불치병으로 곧 죽음을 앞둔 샤이엔 인디언 족장 옐로우 호크(웨스 스투디)와 그의 가족을 고향 몬태나로 호송할 명을 받는다. 임무 수행 도중, 그는 인디언에게 가족을 잃은 로잘리 퀘이드(로저먼드 파이크)를 비롯해, 인디언 일가 전체를 살해해 군사재판을 받게 된 탈영 병장 찰스 윌스(벤 포스터) 등을 만나게 된다. 1892년 서부. <몬태나>는 원주민과 미국인이 대치하고 반목해온 시간의 끊임없는 악순환 속으로 불쑥 들어간다. 영화의 첫 장면, 로잘리 가족을 습격하고 머릿가죽을 벗겨간 인디언의 극악무도한 모습은 이야기의 발단이 아닌, 이 역사 안에서 결코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과정 중 하나다. 그 전면에는 금광 채굴권 등 이권을 위해 원주민의 땅을 ‘내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격을 일삼은 미국인의 포악함 역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스콧 쿠퍼 감독은 조셉이 이끄는 행렬을 이 폭력과 증오의 역사를 설명해줄 인물들로 구성한다. 광활한 서부의 풍광을 담고 있지만, <몬태나>가 들여다보는 것은 이 여정에서 변화를 맞는 조셉 대위의 심경이다. 평생 인디언 토벌이라는 신념하에 살아온 대위는 여정의 끝, 미동하지 않았던 굳은 표정을 풀어놓는다. 인디언과 카우보이의 선악 구도에서 탈피한 존 포드의 <수색자>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으로, 스콧 쿠퍼 감독 역시 그 영향을 언급했다. 영화 속 배경이 아닌, 반목하는 지금의 미국 사회를 향해 바짝 날이 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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