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챔피언> 팔씨름이라는 스포츠를 몸에 걸친 가족영화
2018-05-09
글 : 김성훈

팔씨름이 스포츠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축구, 야구, 복싱, 레슬링, 역도, 핸드볼, 스키점프 등 많은 스포츠들이 영화로 만들어질 때 팔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가 <오버 더 톱>(1987) 한편 정도인 건 아마도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오버 더 톱>의 주인공 실베스터 스탤론처럼 <챔피언>의 마크(마동석) 또한 몸이 유일한 전 재산인 남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크는 한때 팔씨름 세계 챔피언을 꿈꿨지만 지금은 클럽에서 가드로 일하며 살아간다. 머리보다 말이 앞서는 삼류 에이전트 진기(권율)는 힘밖에 쓸 줄 모르는 마크를 이용해 한몫 챙기고 싶어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열리는 팔씨름 대회에 함께 도전하자고 마크를 설득하고, 진기에게 넘어간 마크는 8살 때 미국에 입양되며 떠났던 한국에 30여년 만에 돌아가기로 한다. 한국에서 마크는 진기가 알려준 친엄마의 집주소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동생 수진(한예리)을 만난다.

영화 <챔피언>은 팔씨름이라는 스포츠를 몸에 걸친 가족영화다. 입양아인 까닭에 한국과 미국 두 국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마크, 마크를 이용해 딴생각을 하는 자칭 에이전트 진기, 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살아가는 수진 등 사회적으로 소외받은 세 사람이 서로 부딪히면서 연대하는 모습이 꽤 뭉클하다.

이들의 사연이 영화의 정서를 차곡차곡 쌓아올린다면 마크가 도전하는 팔씨름 경기는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다. 다양한 기술을 주고받는 팔씨름 대회 시퀀스를 보면 팔씨름이 힘만 세다고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챔피언>은 웹드라마 <연애세포>(2014), <우리 헤어졌어요>(2015) 등을 연출한 신인 김용완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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