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영화시장에서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고 있다. 자국영화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인도 관객들 역시 어벤져스에 매료된 것이다. 그간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외화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내성을 발휘해왔던 발리우드가 이번엔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발리우드 흥행 면에서 자국영화를 능가한 외화는 드물었다. 세계적인 영화 제작 및 배급사가 인도에 포진해 있지만, 당장은 자국영화에 대한 제작 투자의 결실이 더 돋보인다. 관객의 수요가 다양해지고 인프라의 확대가 더해지며 점차 외화의 쏠쏠한 활약도 보이지만, 흥행의 히말라야 정상에 오른 건 아니다.
물론 이번에도 발리우드의 대항마는 있다. 타노스보다 먼저 스톤을 가져간 것은 앞서(3월 말) 개봉한 발리우드 액션의 끝판왕 <바기2>다. 사랑하는 이의 복수를 위해 홀로 나선 주인공은 전편 <바기>에 이어 타이거 슈로프가 맡았다. 영화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상대 여배우인 디샤 파타니와 더불어 신선한 얼굴이다. 타이거 슈로프는 실베스터 스탤론과 스티븐 시걸이 반반 재림한 듯한 모습을 선보이는데, 몸을 날려 강펀치를 휘두르며 불굴의 의지로 싸워나간다. 특히 한번 툭 치면 악당들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장면에선,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한때의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한마디로 화끈하고 시원통쾌하다. 게다가 액션이 너무 강렬한 나머지 특유의 낯뜨거움을 느끼며 때때로 박장대소하는 건 덤이다. 전작의 성공은 전초전에 불과했다. 이 영화를 두고 <존 윅: 리로드>에 대한 발리우드식 응답이라는 평가도 있다. 향후 인도에서 흥행의 스톤을 누가 차지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