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제6회 디아스포라영화제] 단단해진 공존의 움직임
2018-05-16
글 : 김소미
5월 18일 개막하는 제6회 디아스포라영화제
디아스포라영화제 포스터.

흩어진 사람들의 흩어진 영화를 한자리에 모으려는 시도가 올해로 6회를 맞이했다. 인천아트플랫폼 일대에서 5월 18~22일 5일간 개최되는 디아스포라영화제 이야기다. 올해 공개된 주요 상영작과 프로그램은 지난 5년의 노하우를 집약해 더욱 풍성하고 날렵해졌다. 특히 상영작 편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지점이 고무적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33개국에서 온 65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이중 23편은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최병권 감독의 단편영화 <복덕방>은 서울에서 어렵게 집을 찾는 젊은 여성과 흑인을 등장시켜 기본적인 주거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청년세대와 이주민 문제를 보여준다. 폐막작인 <임포트>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네덜란드로 이주한 에나 세니야르비치 감독의 자전적인 요소가 반영된 작품으로 새로운 터전에 발디딘 난민 가족의 삶을 밝고 명랑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주목받는 개·폐막작 외에 올해는 상영작 리스트가 화려하다. 판빙빙이 주연한 펑샤오강 감독의 <나는 반금련이 아니다>, 이란의 거장 바벳 슈로더 감독의 ‘악의 3부작’ 마지막 편인 다큐멘터리 <승려 W>가 최초 공개돼 기대를 모은다. <나와 너, 그리고 고양이>는 이란에 사는 부부가 독일로 이주하면서 겪는 갈등과 전통적 역할 수행 문제를 다루고, <시리아에서>는 시리아 내전으로 폐허가 된 땅에서 살고 있는 시리아인들을 담아 현재진행형인 사회 이슈를 향한 첨예한 시각을 놓치지 않는다.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려는 의지만큼 영화제를 책임지는 다채로운 이름들 역시 늘어났다. <라이프 오브 파이>(2012)로 이름을 알린 인도의 국민 배우 아딜 후세인이 2017년 인도의 화제작 중 하나인 <바라나시>를 들고 영화제를 직접 방문한다. ‘디아스포라의 눈’ 프로그램에서는 김혜리 <씨네21> 기자, 은하선 작가 등이 객원프로그래머로 특별 토크에 참가할 예정이다. 올해의 두드러지는 변화 중 하나로, 올해 신설된 ‘시네마 피크닉’ 섹션이 있다. 이름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봄, 여름의 영화들을 모은 섹션이다.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상영 프로그램만큼이나 아카데미 프로그램 운영에 주력하는 영화제다. 올해는 <말이 칼이 될 때>의 저자 홍성수 교수와 서경식 교수의 강연으로 더욱 내실을 다졌다. 최근 한국영화에서 정착할 곳 없이 배회하는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도시 디아스포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마련하고, 초청된 청년감독들과 함께 주거 문제를 이야기한다.

이 밖에도 로힝야 난민에 관한 특별 대담, 1970년대 독일로 건너간 여성들의 삶과 그 이후에 관한 토크를 열고 전시 프로그램과도 연계시켰다. 타자를 환대하고 다양성과 공존을 염원하는 관객의 목소리에 힘입어 조금씩 저변을 넓혀가는 영화제를 지켜보는 경험은 더없이 기쁜 일이다. 사전참가신청은 5월 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며,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디아스포라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diaff.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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