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일본 만화책을 들춰보는 듯한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 날렵한 선이 과시된 그림체나 여러 문화가 혼용된 복식과 배경 묘사 등 일본 판타지 애니메이션 장르의 특징적인 첫인상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팬들에겐 이미 명성이 자자한 시리즈지만 일반 관객에겐 다소 생소할 법한 제목과 설정이다. 피오레 왕국의 신전에 잠들어 있다고 알려진 마법 지팡이 드래곤 크라이가 그 중심에 있다. 전설적인 존재인 지팡이를 이웃 나라인 스텔라 왕국에 빼앗기자 마도사라 불리는 최고의 전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인다. 페어리테일은 이들 전사의 길드를 일컫는 말이다. 캐릭터별 마법의 능력치를 포함해 여러 개의 분파로 갈라진 각 길드의 명칭과 특징을 하나씩 파악해가는 재미가 유효하다. 어느덧 가장 아끼는 캐릭터가 하나쯤은 생기기도 한다. 드래곤 크라이에 깃든 죽은 용들의 분노와 슬픔이 주인공 나츠(가키하라 데쓰야)에게 전해지는 과정은 작품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기자에게도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마도사들이 용들과 교류하면서 점점 반인반수의 형태로 모습을 바꿔가는 것 신화적인 이미지로 시선을 끈다. 끈끈한 동료애와 우정, 가벼운 코미디의 조화가 <나루토> <원피스> 같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만화 및 애니메이션들의 계보를 떠올리게 한다. 2013년 국내 개봉한 <페어리테일: 봉황의 무녀>에 이어 두 번째로 개봉하는 <페어리테일>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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