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아요.” <데드풀2>의 팀 ‘엑스포스’ 면접에서, 당신의 능력이 무엇이냐고 묻는 데드풀에게 도미노(재지 비츠)는 이렇게 말한다. 운은 능력이 될 수 없다고 데드풀은 응수하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도미노의 말에 곧 동의하게 될 거다. 운이 최고의 능력이라는 걸. 도미노가 가는 곳이라면 총알이 빗나가고, 돌진하던 차가 멈춰서며, 날아다니던 쇳덩이는 하필 적에게로 떨어진다. 이처럼 모든 불운 사이로 유쾌하고 당당하게 걸어나가는 도미노의 모습은 <데드풀> 시리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흑인 여성들은(대중문화에서) 대개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해방감을 느낄 특권을 갖지 못한 거다. 그렇지 않나?” 도미노를 연기한 배우 재지 비츠는 아프리카계 미국/독일 여성으로서 주류 슈퍼히어로영화가 묘사하는 흑인 여성의 모습에 다채로움을 더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사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원작 코믹스에 대한 <데드풀2>의 멋진 재해석이다. 찰랑거리는 단발에 창백한 피부, 눈가에 검은 반점을 지닌 인물로 묘사되었던 도미노는 재지 비츠를 만나 펑키한 곱슬머리에 오드아이, 눈가에 흰 반점이 있는 캐릭터로 거듭났다.
“내 (곱슬거리는) 머릿결을 할리우드 주류영화에서 멋지게 휘날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재지 비츠는 웃었다. 행운은 <데드풀2>의 도미노뿐만 아니라 재지 비츠의 실제 삶에도 깃들어 있다. 2015년 미국 인디영화 <제임스 화이트>에 ‘소녀1’로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한 재지 비츠는 2016년 <FX>의 인기 드라마 <애틀랜타>에서 주인공 얼(도널드 글러버)의 여자친구이자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여성 밴 역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빠르게 찾아온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는지 때때로 고민이 많다”는 재지 비츠지만, “셀러브리티로서의 삶에 전혀 애착이 없다”는 그녀는 늘 그래왔듯 앞으로도 자기만의 리듬과 페이스를 잃지 않고 싶다고 말한다.
영화 2018 <슬라이스> 2018 <데드풀2> 2017 <솔러스 포인트> 2017 <지오스톰> TV 2016~18 <애틀랜타> 2016~17 <이지> 2016 <마고 vs 릴리>